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환란일기 (journal during troubled times) - jeongmillla (정밀아) lyrics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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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밀아 “환란일기” 가사

[verse 1]
큰불이 일었어요
마른하늘 날벼락인지
산들은 불에 타고 마을은 사라지고
동물들도 사라졌어요

[verse 2]
역병도 시작됐어요
겨울 끝 무렵이었나
봄 오면 가자던 게 많았었는데
모든 것이 멈추었어요

[verse 3]
대답 없는 질문들만이
언제쯤 괜찮을까요
무엇이 이유인지 누구의 잘못인지
누가 세상을 구할지

[verse 4]
거리는 비어가고
냉장고도 비어가고
우리 만나 손을 잡고 안지도 못해
기약 없는 격리의 시간
[verse 5]
뿌리를 드러낸 나무
요동하는 사람들
화를 내고 비난하고 불안해하고
서로를 탓했습니다

[verse 6]
겹겹이 숨겨진 욕심
기울어진 평등과 사랑
쌓였던 편견과 거짓과 혐오
그런 것이 날아다녔죠

[verse 7]
그러다 어느 날엔가
그 누가 시작했는지
한 발짝 물러난 양보와 이해
그런 것이 피어났어요

[verse 8]
보통의 사람 속에서
영웅이 나타났으며
제 할 일을 정성스레 하는 사람들
조금씩 바뀌는 세상

[verse 9]
오늘의 세상이란
어제와 같을 수 없고
그렇게 시간을 밀고 나가며
우린 또 살아갈 텐데
[verse 10]
인간을 구원하는 건
그 어떤 따스함일까
희망과 절망은 공존하는 것
파도처럼 끝이 없는 것

[verse 11]
지구의 경고였는지
무언가의 절규였는지
멈추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
항상 한발 늦은 깨달음

[verse 12]
이렇게 많은 걸 잃고
겨우 조금을 배우고
보통 아닌 것들이
보통이 되는 오늘을 살아갑니다
내일 또 내일의 태양이 뜨면
정성껏 살아갑니다
정성껏 살아갑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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